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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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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가(輓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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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12. 16:36:26 추천: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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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종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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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輓歌)
김종문
당신과
나 사이에
검은 `베일'이 내려 닿으며 퍼지는
어둠,
어느 지점에서
백화(白樺) 잎사귀는 지고
수선(水仙) 봉오리는 맺고.
삶을 피부로 삼는 죽음인가
죽음을 표상으로 이루어지는 삶인가
끝, 시작의 차(差)없는 시간을
숨쉬는
나의 오솔길은
동산 너머 들도
서산 너머 계곡도
향하지 않는다.
마음속 깊이
어둠의 저변(底邊)을 흐르는 강(江)
건너
명계(冥界),
백합(百合) 송이에
어제와 내일이 한데 모이는 곳.
어디에 있는가
입구(入口),
눈감으며 열리는 동굴,
어디에 대었는가
나룻배,
돛을 올린 쪽제비,
늙은 뱃사공이여
동전(銅錢) 한닢 여기에.
수(數)는 이유를 잉태하고
이유는 목적을 낳을 때
나는
어둠이 술렁대며 넘쳐흐르는 강(江)
건너며
수금(竪琴)을 켠다.
당신의 여운(餘韻)에 귀를 기대지만
멀어져 가는 대안(對岸),
나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맹인(盲人),
소용돌이에 휩쓸리며 부르는
노래와 함께
당신의 새로워지는 자태와 만나야 한다
나를 외롭히는 태양 빛이
새어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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