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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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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희망의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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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6.06. 16:15:26 추천: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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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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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희망의 거리
김소연
우리는
서로가 기억하던 그 사람인 척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빗방울에 얼굴 내미는
식물이 되고 싶었다고 말할 뻔했을 때
너,
살면서 나는…… 살면서 나는……
그런 말 좀 하지 마
죽으면서
귀가 아프네
나는 얼굴를 바꾼다 너무 많은 얼굴들이 주렁주렁
매달린다
가면이 열리는 나무였다면
가지 끝이 축처졌을 것이다
아니, 부러졌을 것이다
사실은
이해를 하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깨로 얘기를 들어주고 있다
다가갔다 물러섰다.
빗방울이 앉았다 넓어졌다 짙어지는
우리의 어깨가
얼룩이 질 때
유리창 같다. 니 어깨는……
고막이 있니, 니 어깨는……
필요한 말인지
불필요한 말인지
알 길이 없는 이 말은 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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