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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를 위하여
김재혁
내 덧없음의 그림자여, 안녕,
나를 둘러싼 야릇한 것들의 알랑거림이여,
안녕히 계시라,
나는 세상의 깨끗한 품속으로 들어간다
나를 기억하는 어둠이여,
나의 발길에 밟혔던 새벽 공기여,
나는 이제 세상의 아름다움 속으로 걸어간다
어딘가 그리움의 손바닥은 있어
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구나
나의 가슴속 그 무엇이 솟아올라,
나는 이제 순수의 그늘 속으로 걸어가리라,
거기 나의 붉게 물든 영혼을 푸르게 물들이고
나의 가슴에 손을 얹었던 욕망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고
나 순수의 낙원으로 돌아가리,
그래 나, 낙원동 할리우드 극장
허리 아래 허름한 술집에서
아귀찜 단단한 힘줄이나 뜯으며 또다시
나의 마음을 뜯는 야릇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련다
세상은 그래도 그리움으로 아직도 가득 차 있는지,
술잔에 비친 내 얼굴에 퇴폐를 묻으며
생각해 보련다
지상에서의 또 다른 사랑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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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순수를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