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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 한 분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2.28. 19:21:41   추천: 17
명시: 김혜숙

영혼 한 분

김혜숙

그리웁던 영혼이 있었네 연민의
극진히 모시기도 했던 눈빛의
헝클어진 가슴 통증 더불어
오래 들여다보던 창백한 빈 길

어쩌다 쓸쓸에 대해 묻는 이 있다면
내 영혼에게도 바칠 것이 많다―
고 하겠다
낮은 울음에 기대는 사람 있다―
고 하겠다
갯바람 두르고 그믐처럼 서 있다―
고 하겠다

먹먹한 풍경들 젖은 어깨에 싸여
부러진 노래나 부르고
모아 끄는 삭은 빛 진한 섭섭함에 이르러
깊숙이 실리는 여러 해
돋지 않는 별이 구르는

고요보다 더 고요한
그대
먼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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