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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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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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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1.09. 18:39:33 추천: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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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유진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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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화
유진숙
편백나무 숲에는
으스스한 바람이 불고 있었지
사람들이 사라진 밤이 되면 그들은
뿌리에 달린 발음기를 통해 속닥거리는데,
어느 해 여름
아랫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지
글쎄, 수컷 매미가 목울대를 부풀리고 있을 때
시퍼런 장대비에 팔이 잘린 소녀가
오른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채
편백나무 숲에 숨어들었지
그녀가 바로 아프로디테라더군
그날 이후, 소문을 믿은 사람들이 사라지자
편백나무 가지에서 귀가 돋아나기 시작했지
기록에 의하면 한 달에 한 번
올림포스로 연결되는 통로로 변한다는구만
이를 알고 늙은 편백나무가 듣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지
그러나 듣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눈이 있었으면 했다네
참 신기하게도
귀가 퇴화되어 보이기 시작하니 이번에는
사람이 되는 욕심을 부렸다네
이에 노한 아프로디테가 그들의 눈을 화석으로 만들어버렸지
편백나무에 옹이가 많은 것은 그 사건 때문이라네
그런데 참 미스터리 한 것은
완주, 편백나무 숲에는 아직도 귀가 자라고 있다더군
올림포스병원 정신과 병동에서 이야기는 사실처럼 번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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