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시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 김용호시인
  ○ 이점순시인
  ○ 선미숙시인
  ○ 정해정시인
  ○ 송미숙시인
ADMIN 2024. 04. 26.
 스티커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7.09.14. 23:26:44   추천: 48
명시: 이명우

스티커

이명우

대문에 붙어있던 스티커를 뜯다가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또 붙는 스티커를 뜯다가
스티커 뜯기를 멈추고 산동네를 떠났다
멈추고 떠날 때는 다 지운 것이어서
지운 것은 없는 것이어서
없는 여기 산동네로 다시 돌아오게 될 줄 몰랐다

대문을 겹겹이 도배한 스티커 화려하기조차 했다
긁히고 찢긴 조금도 아물지 않는 가업
허파와 심장과 위장이 모두 철대문에 붙어
겨울 냉기를 고스란히 빨고 팽팽해졌다

추락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력서를 쓰고 찢고 쓰고 찢었던 것
부도난 회사의 대표였던 이력은
지급기일을 넘긴 어음처럼 휴지였던 것
부도를 막기 위해 오래전에 빌린 사채가 펄럭이며 휴지를
산동네 꼭대기까지 얼마나 난타해댔던가

골목을 돌며 전봇대 기둥과 자주 부딪친다
골목에는 늘 똑같은 소리로 이자가 와 달라붙는다
눈치 없는 거미줄에 발걸음에 와 걸린다
발이라도 와 걸어주는 이것이 거미줄의 눈치

잠만 자는 직장여성환영 오십세 이상알바 모집 선원大모집
배달부즉시출근가능 일수당일대출 신용불량자도대출可

얼어붙은 전봇대를 덮는 환영, 가능, 대박,
대문에 붙어서 스티커를 뜯어내고 있는 아들이 보인다
컴퓨터 게임 대신 싫증 모르는 스티커 뜯기 놀이
경첩이 떨어지려는 대문을 어서 받쳐보려는데
어제까지 떼어낸 적색 신불자대환영 스티커가
어린 아들의 등에 세습처럼 붙어 있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88786
명시
알림 하카마란*김용호2020.10.01.*
알림 그도세상 회칙
*김용호2020.04.25.*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가 안 열릴 때
*김용호2020.01.12.*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 연락처*김용호2019.08.12.*
알림 시를 올린 이유*김용호2018.01.25.*
알림  시 찾는 방법 ↔ 시인별로 찾는 방법
*김용호2013.08.17.*
알림 주옥같은시어모음*김용호2009.09.07.*
알림 한시 모음/그도세상/김용호
*김용호2007.04.20.*
3361 그건 좀 곤란합니다 이용한김용호2021.10.18.7
3360 성난 여자 이윤설김용호2021.10.18.7
3359 칼로리 오은김용호2021.10.18.5
3358 너의 노래 이규리김용호2021.10.18.5
3357 마스크와 보낸 한 철 이상국김용호2021.10.18.5
3356 뿔 이상국김용호2021.10.18.5
3355 나무를 맛있게 먹는 풀코스법 이윤설김용호2021.10.18.5
3354 가족 박물관 이사라김용호2021.10.18.5
3353 맨드라미가 뱀이었다는 假設 박미라김용호2021.10.18.5
3352 흰검정 이영재김용호2021.10.18.5
3351 너희는 현재를 살아라 이서하김용호2021.10.18.5
3350 그리운 고향 문경기김용호2021.10.18.5
3349 가을 저녁 이동순김용호2021.10.17.5
3348 몸이여 거기 잘 계시는지 박미라김용호2021.10.17.5
3347 파도 소리 민박 김령김용호2021.10.17.5
3346 고슴도치는 함함하다 신현정김용호2021.10.17.5
3345 내게로 온 가을 이민숙김용호2021.10.17.5
3344 발과 날개 김복희김용호2021.10.17.5
3343 혼자 혼잣말 이문재김용호2021.10.17.5
3342 밤의 외로움 박선영김용호2021.10.17.5
3341 바람 이미지 김삼환김용호2021.10.17.5
3340 맷돌 호박 이병옥김용호2021.10.17.5
3339 어머니 박용하김용호2021.10.17.5
3338 코딱지 김상배김용호2021.10.17.5
3337 한 잔 술 이상노김용호2021.10.17.5
3336 간화선 박제천김용호2021.10.17.5
3335 한 송이 말의 힘 김선우김용호2021.10.17.5
3334 노을 속으로 이성목김용호2021.10.17.5
3333 매실 밭 포도 박영선김용호2021.10.17.5
3332 사랑의 전당 김승희김용호2021.10.17.5
3331 가을비 속에 문태준김용호2021.10.17.5
3330 제비 문태준김용호2021.10.17.5
3329 스탄 친구들 김준현김용호2021.10.17.5
3328 애별(愛別) 박지영김용호2021.10.17.5
3327 고백 배영옥김용호2021.10.17.5
3326 바소쿠리 김향숙김용호2021.10.17.5
3325 큐피드의 포지셔닝 이성훈김용호2021.10.17.5
3324 인터뷰 백민주김용호2021.10.17.5
3323 지하 주차장 김현욱김용호2021.10.17.5
3322 소박하게 더듬거리는 말로 에밀리 디...김용호2021.10.17.5
3321 평범에 바치다 이선영김용호2021.10.17.5
3320 포기 김효진김용호2021.10.17.5
3319 주기도문 이응준김용호2021.10.17.5
3318 자연부락 하종오김용호2021.10.17.5
3317 해답 거루르트 ...김용호2021.10.17.5
3316 그리운 꾸지람 장상관김용호2021.10.17.5
3315 파프리카로 말하기 한연희김용호2021.10.17.8
3314 내 인생의 가을 김인숙김용호2021.10.17.5
3313 내게 와 잠시 머무는 것들 장수현김용호2021.10.17.5
3312 그냥 좋다 나태주김용호2021.10.17.5
3311 우리나라의 가을 햇빛 나태주김용호2021.10.17.5
3310 별 물 정윤천김용호2021.10.17.5
3309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돈 헤럴드김용호2021.10.17.5
3308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비스와바 ...김용호2021.10.17.5
3307 욕망의 작살 정진경김용호2021.10.17.5
3306 변명이라는 죄 류동열김용호2021.10.17.5
3305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곽효환김용호2021.10.17.5
3304 나는 잎이야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를 들었다 조정인김용호2021.10.17.5
3303 사과를 내밀다 맹문재김용호2021.10.17.5
3302 눈먼 하루살이의 사랑 권갑하김용호2021.10.17.5
3301 물구나무 조정인김용호2021.10.17.5
3300 목장 로버트 프...김용호2021.10.17.5
3299 12월의 집 길상호김용호2021.10.17.5
3298 아직은 깨우지 마세요 주향수김용호2021.10.17.5
3297 노을 앞에서 문경기김용호2021.10.17.5
3296 두물머리 연가 문경기김용호2021.10.17.5
3295 내일은 결혼식 최정례김용호2021.10.17.5
3294 우리에게 등대란 이기영김용호2021.10.17.5
3293 고독들 루이스 데 ...김용호2021.10.17.5
3292 바나나의 웃음 최호일김용호2021.10.17.5
3291 누군가 그러더군요 알베르트 ...김용호2021.10.17.5
3290 봉양 황인찬김용호2021.10.17.5
3289 햇살 잘 받으시게 김수목김용호2021.10.17.5
3288 가을밤 김용택김용호2021.10.17.5
3287 애기똥풀 주응규김용호2021.10.17.5
3286 고등어를 굽다가 김수열김용호2021.10.17.5
3285 방역 주민현김용호2021.10.17.5
3284 얼굴의 반격 정익진김용호2021.10.17.5
3283 시치미 김시민김용호2021.10.17.5
3282 모래놀이 조혜은김용호2021.10.17.5
3281 바람 불어 좋은 날 정영숙김용호2021.10.17.5
3280 길 이아영김용호2021.10.17.5
3279 그리운 사람아 조한직김용호2021.10.17.5
3278 달빛 유희 정기현김용호2021.10.17.5
3277 밤의 가두리에서 김언희김용호2021.10.17.5
3276 행복 지수를 높여라 조미하김용호2021.10.17.5
3275 절반의 생 칼리 지브...김용호2021.10.17.5
3274 가을 밤하늘의 단풍 김영근김용호2021.10.17.5
3273 가을 밤하늘의 단풍 김영근김용호2021.10.17.5
3272 사랑은 먼저 다가가야 조남명김용호2021.10.17.5
3271 소양댐 전윤호김용호2021.10.17.5
3270 괄호 속의 존재감 김영주김용호2021.10.17.5
3269 걱정할 것 없다 정한경김용호2021.10.17.3
3268 사랑 이재무김용호2021.10.17.3
3267 서퍼 김유자김용호2021.10.17.3
3266 새의 길은 23번 국도에서 끊긴다 정경화김용호2021.10.17.3
3265 역사는 개선장군처럼 이은상김용호2021.10.17.3
3264 달 따는 고양이 김은영김용호2021.10.17.3
3263 이빨 김영석김용호2021.10.17.3
3262 내려오는 것 전영관김용호2021.10.17.3
RELOAD WRITE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