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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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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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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2.10.16. 17:54:14 추천: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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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서효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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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서효인
분명히 위염일 뿐인데
뒤통수가 서늘하다 사실
위보다는 두피에 각질이 문제다
아파서 가슴팍을 손목으로 문지르며
뒤통수 머리칼 사이를 긁으며
위염이지 위에 염증이 생긴 게지
비듬이지 샴푸를 바꿔야지
물약을 까먹으며
알약을 씹으며
염증에 빌어 본다
심혈관 쪽 문제는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저는 꼼짝없이 죽습니다
아니 죽을 겁니다 죽으면 아니 됩니다 사실
그보다는 두피에 각질과 각질이 만든 비듬이
문제다 검은 옷을 입으면 수시로 어깨를 털어야
하고 어깨를 털 때면 위염 같은 건 잠시 잊을 수
있다 끈질기고 악착같이 내려앉는 어깨 위의 역사
할아버지는 심근경색으로
갔다 그날까지도 머리숱은
많았다 글자를 몰라 유언장은
없었다 재산은 없었고 1남 1녀가
있었으되,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다
통증이 번진다 허리가 곱는다
손목으로 심장 아래를 문지른다
머리칼을 쥔다
으슬으슬하더라니 싸락눈이 내리네, 늦여름인데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라 나는 머리칼
싱싱한 할아버지와 손을
맞잡는다
늦여름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거의 곧바로 죽은,
치가 몸속의 역사를 찾아
맹렬히 흐르던 중에
간호사가 호명하자
손 모아 대답한다
내 차례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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