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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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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약국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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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2.09.13. 20:05:02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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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안미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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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약국처럼
안미린
하얀 약국은 아름다운 약국 비로 옆에 있었다.
주변에 이름 모를 풀이 많았다.
너는 모든 게 깨져서 도착했고 나는 풀을 으깨어 치료해주려고 했다.
흐르는 풀빛이 어둡다고 느꼈을 때
너는 풀에도 피가 흐른다고 생각했다.
어두운 마음을 둘러보면 어떤 피가 흐르는지
어느 밤 약국에서 희고 보드라운 알약들이 쏟아지는 걸 본 적 있다고
너는 환하게 비유하면서 어둠을 잊는 듯했다.
그 순간 하얀 약국은 약국이 아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하얀 약국에서
너는 텅 빈 약 봉투에 적힌 이름을 불러보고 싶고,
은이나 석이 들어간 이름을 기억하고 싶고
네 이름이 은이 없는지 석이 없는지 알 수 없는 나는
내 이름을 삼키며 투명해졌다.
나는 옅은 어둠 속에서 네 이름을 불러볼 수 없겠지만
아름다운 약국에는 부드러운 목소리의 약사가 있고
이름 모를 풀이 아무 소용이 없자
너는 약국에서 순하게 이름이 불렸다.
밝게 차오르는 알약들이 유리병을 넘어뜨렸는지
빛의 장식들 너머
친구를 본 것 같았다.
출처 : 《현대문학》 (2022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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