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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28. 21:36:41   추천: 2
명시: 박후기

새벽길

박후기

이른 새벽, 비 그친 콘크리트 포장길
시멘트 채 굳기 전 누군가 지나간 흔적
서둘러 떠나간 발자국 깊어
움푹 파인 뒤꿈치에 어제 내린 빗물 조금
흙 묻은 어둠 조금 고여 있다
문득 뒤돌아보았을까
발걸음 잠시 길 밖으로 나가는가 싶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내 길 안으로 들어와 성큼성큼 걸어간다
벗어날 길 없는, 길 위의 인생
무덤가 솔밭에서 날아온 노란 송홧가루의 흔적
아버지 발잔등을 옭아맨 고무신 둥근 땟자국

출처 : 《창작과비평》(2007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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