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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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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만난 우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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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28. 21:17:25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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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손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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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만난 우연
손현수
뭇 사연들이 붐 비는 종로 삼거리
모퉁이 꺾어
낭만이 들끓는 뒷길로
어느 중년 시인이 자주 찾는 어느 주막집
향하여 오늘도 여전히
설설 나서 간다
부옇게 뜨는 술잔 속 하루
시름의 고달픔 찌꺼기 나름 걷어내고
도로 즐겨 연거푸 따라 마신다
내면 어딘지 특유의 소탈한 멋이 벤 듯
은근히 터프해 보여도
깊은 물밑을 알기엔 좀 더디다
그는 걸죽한 농담조로 슬쩍슬쩍
서슴치 않고 내게 마구 흔드는
넉살 좋은 걸작꾼
때론 면구해 멈칫 움츠려 들던
나는 멋쩍어 어물쩡
웃어넘긴다
마치 오므린 보라 빛 꽃잎 벌어지듯
그로 하여 내 입가 언저리에
사뭇 번지는 웃음꽃인가
우연의 짧은 낭만 같은 그대가
흘린 유머들 그 기억 스르륵 사랑인 듯
훗날 또 얼핏 생각 날 것이외다
출처 : 《한국민주문학회》(2020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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