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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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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해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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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23. 19:56:3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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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윤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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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해변
윤유나
당신들은 꼿꼿하고, 당신은 늦게 온다
노력하고 있다
애쓰고 있다
자신은 자기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
당신이 전화기를 귀에 대고 화분에 물을 뿌린다
당신들이 반성이라는 명목으로 변명을 늘어놓는 동안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이 당신들에게 들어선다
당신들은 모른다
당신이 희생을 감당하고서라도 갖고 싶은 지면에 대해
식탁에 출현해야 안주가 되는 땅콩에 대해
당신들은 쓰고 싶고, 당신은 말하고 싶다
권위 있는 지면 위에서 자폭하고 싶다
보라
열심히 쓰고 운이 좋아서 문학이 준 당신의 이름을
더불어 사살되는 나의 이름을
너, 참 힘들겠구나
아줌마가 뭔데요
백사장을 걷고 있었다
나를 보았다
바다를 보았다
가방을 벗었다
돌멩이를 얹었다
새 그림자가 지나간다
나는 없었다
출처 : 시집 《하얀 나비 철수》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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