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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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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도 속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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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23. 18:20:06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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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백무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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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도 속물이다
백무산
밤 막차 타고 간 허전한 장례식장
정권만 바뀐 줄 알았는데 애도의 국면도 바뀌었다
몇 년 전에만 죽었어도
우릴 멈추게 했을 것이나 그럭저럭한 요식이다
수 년 전에만 죽었어도 무슨 사회장은 걸었겠으나
조문 온 민주인사들 그새 어용인사 바꿔 달고
직급도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는 표정이다
몇 년 전에만 죽었어도
우릴 굽어봤을 것이나 영혼도 따분하고 상투적이다
관변도 어용도 아닌 영혼도 허접하다
서둘러 그곳을 나와 그가 걸었을 밤길을 걸었다
불 꺼진 심야 분간도 안 되는 길을 걸어서 왔다
집 없는 사람들 유령처럼 어슬렁거리는 서울역 광장
롯데리아에서 햄버그 하나 사들고 야전병원처럼
널브러진 노숙자들 지하도
구석진 계단에서 쭈그려 졸다
꿈결인 양 그의 목소리에 놀라 깨어 첫차에 오르다
뒤돌아보네
지금쯤 그도 남쪽 고향으로 갈
채비를 하고 역에 나와 있을까
출처 : 계간 시 전문지 《포지션》 (202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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