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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보석 마스크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1.10. 09:36:27   추천: 8
명시: 성명순

하얀 보석 마스크

성명순

청출어람이라 했다
북송의 도자기보다 고려의 비취색이
더욱 우아하고
금석문을 익혔지만
추사체의 강직한 묵향 으뜸으로 하나니

문익점이 붓두껍 속에
숨겨 들어온 목화씨 몇 알
배달의 손끝에서
온 누리 제일가는 씨줄과 날줄로 태어났다

뜻하지 않은 바이러스로
온 인류가 떨며 지내는 한밤중
그 매운 손끝이 어디 가랴
한국의 기술로 만든 새하얀 마스크
그것은 그냥 천이 아니라 차라리 보석이다

밤이 어두울수록
촛불은 더욱 빛나는 법
번지는 역병 속에
더욱 빛나는 우리의 기술

모진 비바람이 불어도
이겨나갈 수 있지
그 넉넉한 믿음의 고리 우리의 마스크
봄날의 아침을 기다린다

출처 : 《한국민주문학회》(2020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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