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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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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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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25. 23:15:57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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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정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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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김정미
구두 속엔 발톱 세운 말이 들어 있다
말의 천적은 발톱이어서
곳곳에 숨어 있다 수시로 고개를 들었다
갓 태어난 뜬소문이
변명할수록 꼬리 긴 고양이 털 속에
감춘 빨간 속내 같다면
방을 옮겨 다니며 살아남는
혀의 힘은
내성이 생기는 일이라고
밤새,
불면의 벽을 아프게 긁어대거나
풍문의 난간을 붙잡고 서성였다
속을 알 수 없는 말이 어디서 딸려 온 것인지
호주머니 속에 반성을 넣어보거나
먼지 묻은 하루를 툭툭 털어 보기도 하는
발톱의 막다른 곳,
바닥으로부터 꺾인 무릎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면
햇빛 아래
양팔저울의 무게는 진심 쪽으로 기우는 일
하루를 떠돌고 있을 별 같은 말을 찾아
달콤해지는 타이밍이 한 번쯤 더 남아 있을
깃털 같은 말,
말이 오늘밤 익사체로 떠오르고 있다
계간 《문학과 창작》 (202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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