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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20. 11. 25.
 군포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23. 21:44:28   추천: 1
명시: 김명인

군포

김명인

 차를 타고 넘어가다 보면
 바람이 헤매는 세상 낯선 들머리에 선 듯
 그대 길 끊어지고, 납빛 매연 철버덕이는
 서쪽 천막을 뚫고 전동차 간다
 그러면 몸은 돌아와 떨리듯 다시 뼈저리는
 군포, 네 슬픔 짐작하겠다
 포구는 어디 있는가

 개들이 열병처럼 떼지어 건너가는 개류지 너머
 바라보면 야산 아래로
 집들은 나직이 코를 박고, 발정난 공장 굴뚝들이
 하늘을 향해 연기를 게워대는 거기,
 건물과 건물 사이로 구부린 담이며 빛 바랜 벽보들이
 탈색한 채 담아내는 욕망들조차
 시간은 하나도 지워버리지 못하고

 축축이 변방으로 가두고 젖는
 쇠목소리만 지치도록 귓속에 이오 난다
 한때 빛나던 정신의 청남빛 높이
 허공에 뜬 가로수들 죄다 옆구리에
 목발을 끼고 메마른 모습으로 버팅길 때
 황토 흙먼지에 놓으려 했던 것들이
 있었던가, 우리는 이미 늙은 것인가
 가슴속 몇만 볼트의 고압선을 품고 활활
 태우며 가고 갔던 저 불꽃같은 젊음도 사그라져

 어둠의 길 열리니 여기도 내 여울이리라
 어지럽게 떨어져 포말이고 말 세월이
 힘을 다해 피우듯 한 등씩 가로등 켜진다
 군포, 흔적 없이 네가 스며들어 흐려졌던 곳
 차가운 바람머리로 돌아서면
 매운 정신 하나 번개 치듯
 아직도 마음 한사코 맨살로 벗겨내므로
 몸이 몸을 그리워하듯 너를 그리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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