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24. 04. 24. |
 |
|
 |
|
|
|
|
|
 무선랜 구름 |
|
|
|
 |
|
|
|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23. 21:44:22 추천: 2 |
|
|
|
명시: 이운룡 |
|
|
|
|
|
|
|
|
|
|
|
|
|
무선랜 구름
이운룡
구름을 내 머릿속에 이식하였다.
마음이 하늘이고
몸은 하늘을 둥실둥실 떠다니거나
떠 있거나
구름이 사는 하늘 아래
나보다 앞서 간 어제의 봄은 안 보이고
내일의 겨울은 너무도 빨리 찾아왔다.
하루가 한 시간보다 짧다.
한 평생이 한 달보다 길면서 짧다.
구름은 번개 칼을 휘둘러 우거진 숲인 양
웃자란 시간을 쳐내면서 길을 내고 간다.
누군가 더는 못 가게 길을 막아선다.
하늘이 말문을 닫고 구름을 떠나보낸다.
눈을 뜨니 밤마다 보았던 어둠뿐이다.
구름이 시간을 헤치고
어제의 기억들을, 사라져간 세상 하나를
빠끔히 내려다본다.
그리운 아버지와 어머니
대통령과 존경하는 은사와 시인들이
나는 있었으나 없다고
말을 만들다가 말을 버리고 돌아선다.
구름이 내 머릿속에서 빠져나간 뒤
하늘은 텅 비고, 그리고는
무선랜 작동이 멈추어 천지가 깜깜해졌다.
출처 : 《계간문예》 (2014 가을)
|
|
|
|
|
|
|
|
|
|
|
| 전체글 목록 |
2024. 04. 24. 전체글: 40130 방문수: 4868130 |
|
|
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