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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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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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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23. 21:43:07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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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선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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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김선태
가장 깊은 감정이란 폭로되고 싶지 않은
많은 수줍음을 가지고 있다.
얼골이고 얼꼴인 얼굴은
얼의 형상이 내비치는 거울이라지
거기 마음의 신산고초 서린 골짝이 있고
오욕칠정까지 낱낱이 드러난 바닥이 있어
낯바닥이라지
그러므로
얼굴은 말이 없지만 가장 명료한 언어
귀를 떼어버려도 잘 들리는 청각적 이미지와
눈을 감아버려도 잘 보이는 시각적 이미지가
뒤엉켜 살고 있지
그러나 얼굴이
얼골이나 얼꼴이 아닌 경우도 있어
심해의 홍어처럼 평생토록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로 천형을 살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늘상 웃고 있는 이가 있어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붉게 상기된 이가 있어
그래서 더욱 슬픈지도 몰라
누구일까
얼골이나 얼꼴을 완벽하게 지워버린 채
가장 깊은 감정을 마음의 골짝에 꼭꼭 숨긴 채
물 흐르듯 세월의 강을 묵묵히 건너가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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