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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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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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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10.12. 16:23:00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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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조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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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라진 얼굴
조선의
얼굴 생김새를 보고 ‘마스크’ 좋다 말하지요
이제 마스크는 천 조각이 되어 얼굴을 가리고 있네요
말의 공해가 바이러스로 떠돌다 피식자를 찾아
그 출처를 향해 돌아가고 싶은 본능
웃음과 울음은 말하는 톤으로만 판별될 뿐
그리운 표정도 마스크 안에 자동 삭제되었어요
사람의 작은 숨구멍이
우주의 숨구멍이란 것을 이제야 알았지 뭐에요
입과 코는 먹고 말하는 것도, 숨쉬기 위한 것도 아닌
단지 꼭꼭 숨겨둬야 할 신체의 일부분
천에 가려진 얼굴 없는 이름만으로
사람과의 소통을 해야 하는 현실이 슬퍼요
잃어버린 얼굴들이 섬처럼 떠다녀요
백 가지 표정을 마스크 안에 가두고 새로운 종種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몇 발짝 떨어져서 당신이 하는 말과 몸짓을
가물거리는 눈빛으로 읽어내야 해요
바깥세상이 궁금하다면 당신의 가면만 벗어요
표정의 뿌리로부터 꼬였을 지난날은
가리고 싶은 흔적뿐이지요
모든 사람의 얼굴이 하나의 마스크로 인식되고
꽃샘바람은 여기저기 소문을 몰고 다니네요
이제 윤리적인 표정은 각자의 선택이에요
출처 : 계간 시 전문지 《포지션》 (202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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