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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9.27. 12:40:26   추천: 2
명시: 오명선

섬

오명선

물 거울 속으로 뿌리를 뻗는 나는
길을 버린 등 굽은 수평선
파도의 말 줄임표
죽은 새와 바람이 와서 묻히는 곳
생의 흔적들은 이렇게 바다 위에 저장된다
거울 밖의 잘린 내 다리뼈는
출렁이는 부력으로 물살을 견디는 나를
딛고 선 이 땅의 깊이를 모른다
내 기록은
침묵의 두께로 나의 내면의 물위에 멈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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