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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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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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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9.27. 00:24:2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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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고이케 마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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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고이케 마사요
"상상력은 놀랍게도 상처에서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사람의 어깨 너머로
새가 날아오르고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라이브 가수로서, 얼마만큼 팬들을 배반하게 될까요.
실패로 끝나면 단순한 배반
잘되면 전보다 감동을 줄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말하는 가수의 등 뒤 창문에
차가운 비가 부딪치고 있었다
"흰 종이가 넘어가지 않게 네 귀퉁이를 작은 돌로
누르고 있는 꿈을 꾸었어요. '영혼을 가라앉혀라'
라는 소리가 종이에서 솟아올랐어요."
그녀의 배후에는
페르메이르의 그림이
약간 기울어진 채 걸려 있었다
그때, 문득 돌아보았던 시선 끝에는
그들의 말과 결코 만나지지 않을
띠 모양의 시간이 평행으로 흐르고 있었다
표현되어 나온 말 뒤에서
조용히 방심하고 있던 세계
흔들리는 나뭇가지
차가운 비
기울어진 그림
돌아보지 않은 등 뒤로
얼마나 많은 풍경들이 흘러갔을까
나를 반사판으로 하여
언어는 되돌아갔다
말한 사람이 모르는
배후의 세계로
하나의 어긋남
하나의 착각
아주 작은 시선의 각도로
갑자기 무너지고
교착하고
서로 섞이는 세계
반 세계
돌아보지 마라
내 등뒤에
폭포가 떨어져 내리고 있다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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