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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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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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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8.29. 13:58:54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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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프란시스 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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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방
프란시스 잠
우리 집 식당방에는 윤이 날 듯 말 듯한
장롱이 하나 있는데, 그건
우리 대고모들의 목소리도 들었고
우리 할아버지의 목소리도 들었고
우리 아버지의 목소리도 들은 것이다.
그들의 추억을 언제나 간직하고 있는 장롱.
그게 암 말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그건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거기엔 또 나무로 된 뻐꾹시계도 하나 있는데,
왜 그런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난 그것에 그 까닭을 물으려 하지 않는다.
아마 부서져 버린 거겠지,
태엽 속의 그 소리도.
그냥 우리 돌아가신 할아버지들의 목소리처럼.
또 거기엔 밀랍 냄새와 잼 냄새, 고기 냄새와 빵 냄새
그리고 다 익은 배 냄새가 나는
오래된 찬장도 하나 있는데, 그건
우리한테서 아무것도 훔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충직한 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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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전체글: 40034 방문수: 48274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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