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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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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목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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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8.01. 19:35:00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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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유치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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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에게
유치환
몇백 년이나 났을까 삼백년?
-아니 사백년
무모(無謀)한 나무여, 미련하고도 허망스런 나무여,
하늘 끝등성이 저 수수만(數數萬)의
어린 풀들의 그 가냘픈 팔아귀를 내저으며 애닯게도 탄식하며
환호하며 꽃 피우고 씨 맺고 시들고 나고
시드는 그 목숨의 그지없는 애환의 반짝임을 아는가
아아 진실로 목숨의 생겨남과 한가지로 죽음도
또한 거룩한 은총이거니 사백년의 기나긴 각박한
세월을 완(頑)하게도 녹슬고 굳은 몸뚱어리를 하고
하늘의 일색(一色)을 어두이 가리어 선 채
또 하나 마련된 목숨의 지복(至福)을 놓친
아아 이 형벌의 나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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