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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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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양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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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8.01. 19:19:58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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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안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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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양말
박안혜
우물샘 옆 순칠이네
꽁꽁 언 논에서는
앉은뱅이 썰매가 미끄러지고
뱅글뱅글 채찍맞은
팽이가
어지러워 비틀거린다
왁자지껄
허리가 휘어지도록
까르르깔깔
가뜩이나 개미허리
젖혀 휘청거렸다
입춘이 지나면서
날이 풀리니
논 가장자리엔 물이
흥건했다
뛰고 쫓고 미끄러지며
숨이 넘어가도록
배를 잡는다
샘물깁던 순자 이모가
이녀석들아 배꺼진다
그만들 웃어라
한소리 질러대고
빙그레 웃으며 갔다
텀버덩 엄마야
아유발시려 으으
옹기가마 밑에 사는
진수가 울상이다
부엌에서 몰래 가져온
성냥을 부욱 긁어
득만이가 논두렁에
불을피웠다
향타는 냄새가 코끝에
후욱 스친다
와아 불이다
빨갛게 언손을 비비며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검불짚 타는 불꽃위로
검정고무신 벗은
발들을 뻗어 녹인다
앗정호의 외마듸
호로록 불꽃에 타는
나일론냄새 순간
사라진 왼발 발바닥
난 이제 뒤졌다
하하하하하
까르르깔깔
속모르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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