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시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 김용호시인
  ○ 이점순시인
  ○ 선미숙시인
  ○ 정해정시인
  ○ 송미숙시인
ADMIN 2024. 04. 24.
 병처(病妻)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4.10.19. 01:33:24   추천: 359
명시: 유치환

병처(病妻)

유치환

아픈가 물으면 가늘게 미소하고
아프면 가만히 눈감는 아내
한 떨기 들꽃이 피었다 시들고
한 사람이 살고 병들고 또한 죽어 가다
이 앞에서는 전 우주를 다하여도 더욱 무력한가
내 드디어 그대 앓음을 나누지 못하나니

가만히 눈감고 아내여
이 덧없이 무상한
골육에 엉기인 유정(有情)의 거미줄을 관념(觀念)하며
요요(遙遙)한 태허(太虛) 가운데
오직 고독한 홀몸을 응시하고
보지 못할 천상의 아득한 성망(星芒)을 지키며
소조(蕭條)히 지저(地底)를 구우는 무색 음풍을 듣는가
하여 애련의 야윈 손을 내밀어
인연의 어린 새 새끼들을 애석하는가

아아 그대는 일찍이
나의 청춘을 정열한 한 떨기 아담한 꽃
나의 가난한 인생에
다만 한 포기 쉬일 애증(愛憎)의 푸른 나무러니

아아 가을이런가
추풍은 소조(蕭條)히 그대 위를 스쳐 부는가

만약 그대 죽으면
이 생각만으로 가슴은 슬픔에 즘생 같다
그러나 이는 오직 철없는 애정의 짜증이러니
진실로 엄숙한 사실 앞에는
그대는 바람같이 사라지고
내 또한 바람처럼 외로이 남으리니
아아 이 지극히 가까웁고도 머언 자여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4. 04. 24.  전체글: 40111  방문수: 4867435
명시
알림 하카마란*김용호2020.10.01.*
알림 그도세상 회칙
*김용호2020.04.25.*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가 안 열릴 때
*김용호2020.01.12.*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 연락처*김용호2019.08.12.*
알림 시를 올린 이유*김용호2018.01.25.*
알림  시 찾는 방법 ↔ 시인별로 찾는 방법
*김용호2013.08.17.*
알림 주옥같은시어모음*김용호2009.09.07.*
알림 한시 모음/그도세상/김용호
*김용호2007.04.20.*
1941 사랑의 발명 이현호김용호2021.10.17.3
1940 아름다운 인연 작가/미상김용호2021.10.17.3
1939 몽상가의 집 김경성김용호2021.10.17.3
1938 새싹이 돋는 이유 이혜선김용호2021.10.17.3
1937 오늘은 죽기 좋은 날 작자미상김용호2021.10.17.3
1936 복숭아 김금자김용호2021.10.17.3
1935 달을 바라보며 인애란김용호2021.10.17.3
1934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인애란김용호2021.10.17.3
1933 첫사랑 김남권김용호2021.10.17.3
1932 사랑의 우체통 전경자김용호2021.10.17.3
1931 잔소리 옥윤정김용호2021.10.17.3
1930 길이 길을 간다 김남수김용호2021.10.17.3
1929 순수한 멍청이 전남혁김용호2021.10.17.3
1928 이렇게 생각하세요 용혜원김용호2021.10.17.3
1927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김동규김용호2021.10.17.3
1926 바람개비 전병일김용호2021.10.17.3
1925 꽃의 북쪽 우대식김용호2021.10.17.3
1924 신라 토기 김선영김용호2021.10.17.3
1923 갈림길 전선희김용호2021.10.17.3
1922 이별 김성도김용호2021.10.17.3
1921 쏘가리 박철영김용호2021.10.17.3
1920 사랑 피테르 드...김용호2021.10.17.3
1919 옆자리 약혼자 키나 주하림김용호2021.10.17.3
1918 무지개는 님의 사랑 표시다 박흥락김용호2021.10.17.3
1917 내 마음의 위로 천기문김용호2021.10.17.3
1916 몽돌밭 사랑 권경우김용호2021.10.17.3
1915 성질을 다리는 여자 박화남김용호2021.10.17.3
1914 광화문 이순신 최두석김용호2021.10.17.4
1913 시월의 기도 권경희김용호2021.10.17.3
1912 남은 미련 박희홍김용호2021.10.17.3
1911 마음먹기 따라 최명운김용호2021.10.17.3
1910 가을 앓이 권규학김용호2021.10.17.3
1909 바다 백석김용호2021.10.17.3
1908 아득한 아카펠라 최정란김용호2021.10.17.3
1907 코코넛 매트 권박김용호2021.10.17.3
1906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복효근김용호2021.10.17.3
1905 계단의 증후군 하두자김용호2021.10.17.3
1904 순례자 권순자김용호2021.10.17.3
1903 가을바람 서현숙김용호2021.10.17.3
1902 아쉬운 미련 서현숙김용호2021.10.17.3
1901 그대였으면 좋겠습니다 한상우김용호2021.10.17.3
1900 칠월의 문장 권순조김용호2021.10.17.3
1899 차마 서러워 못 갑니다 설연화김용호2021.10.17.3
1898 곁에 있어도 늘 그리운 너 최수월김용호2021.10.17.3
1897 고독한 새의 눈물 최수월김용호2021.10.17.3
1896 추억의 그늘에서 손영호김용호2021.10.17.3
1895 침묵의 느낌 손영호김용호2021.10.17.3
1894 돼지에게 묻지 마라 최금진김용호2021.10.17.3
1893 물같이 한영택김용호2021.10.17.4
1892 시처럼 살다간 고혼의 바람처럼 송명자김용호2021.10.17.3
1891 생각 강경호김용호2021.10.16.3
1890 그리스인 조르바 문정영김용호2021.10.16.3
1889 수곽(水廓) 문정영김용호2021.10.16.3
1888 다시 바다에 가서 강계순김용호2021.10.16.3
1887 폭포 문효치김용호2021.10.16.3
1886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밥 딜런김용호2021.10.16.3
1885 낙타를 위하여 강동수김용호2021.10.16.3
1884 바람의 종장 민병도김용호2021.10.16.3
1883 별 민병도김용호2021.10.16.3
1882 책장 낱낱이 펼쳐진 밤의 숲 강영은김용호2021.10.16.3
1881 침두어 약사枕頭魚略史 박미산김용호2021.10.16.3
1880 어떤 맛일까 장화순김용호2021.10.16.3
1879 안개 속에서 고성만김용호2021.10.16.3
1878 바람의 한숨 박선미김용호2021.10.16.3
1877 혼자 풍경 장정욱김용호2021.10.16.3
1876 기회가 주어지면 고영성김용호2021.10.16.3
1875 흘러가는 인생 박성환김용호2021.10.16.3
1874 뒤척이는 임효빈김용호2021.10.16.3
1873 한 여름 밤 고종목김용호2021.10.16.3
1872 미미의 우아한 디저트 박세랑김용호2021.10.16.3
1871 가을 전어 임호상김용호2021.10.16.2
1870 잘 살다 잘 죽자 국순정김용호2021.10.16.3
1869 사이 박승류김용호2021.10.16.3
1868 노마드 사랑 법 임승환김용호2021.10.16.3
1867 뒤축 권갑하김용호2021.10.16.3
1866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박우현김용호2021.10.16.3
1865 단비 한은선김용호2021.10.16.4
1864 연못가에서 박조대김용호2021.10.16.3
1863 바다 예찬 강은혜김용호2021.10.16.4
1862 마지막 잎 새 강은혜김용호2021.10.16.3
1861 레몬 김정미김용호2021.10.16.3
1860 마리아를 위한 변명-시론 우대식김용호2021.10.16.3
1859 목숨 우대식김용호2021.10.16.3
1858 9월의 시 김종분김용호2021.10.16.3
1857 기원에 관하여 원동우김용호2021.10.16.3
1856 콧물의 세계 황성희김용호2021.10.16.3
1855 칼레의 나무 김진돈김용호2021.10.16.3
1854 성냥팔이 소녀는 아직도 성냥을 유성식김용호2021.10.16.3
1853 해당화 홍해리김용호2021.10.16.3
1852 소통 김진수김용호2021.10.16.3
1851 저 홀로 굶주린 애정 윤만주김용호2021.10.16.3
1850 인생의 가을 편지 홍윤기김용호2021.10.16.3
1849 퇴고 김태윤김용호2021.10.16.3
1848 선셋 라이더 윤성학김용호2021.10.16.3
1847 삭발 홍신선김용호2021.10.16.3
1846 계단에서 김현식김용호2021.10.16.3
1845 역사 윤순찬김용호2021.10.16.3
1844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허윤종김용호2021.10.16.3
1843 식물도감 김현주김용호2021.10.16.3
1842 어른의 발견 윤용인김용호2021.10.16.3
RELOAD WRITE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