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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탱고를
안정옥
건물과 밖의 경계에 누가 감나무를 심었나
삶은 그들을 기억해내진 않아,
누구도 감나무가 해마다 가지를 한 뼘씩
들어 올린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지 내 손마저,
장대로 두어 번 건드렸을 뿐인데 떨어지는 소리
가득 메우네 하나는 으깨어졌어
몇 발자국 가다보니 얼룩고양이 망설임 없이
감을 집어드네 오물오물, 많이 본 평상심(平常心)
그나저나 후식을 함께 즐겼으니
어디든 다시 즐길 거리를 찾아나서야 하지 않을까
고양이가 싫은 내가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는지
그는 유연하고 앙칼진 외모를 지녔으니
왈츠는 아닐 테고, 그래 탱고가 어울리겠지
지금의 의상과도 어울리니까
지치도록 춤을 추면 너도 나도 배가 고파지지
우리는 허기에 버려진 사자들, 죽기 직전까지
너는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고
나는 밥 한 술에 냄새나는 세상을 뒤적거리지
그러니 달콤한 감의 후식은 차라리 행복한 선택
이곳에선 너와 나는 책무와 역할이 다르다 해도
이것 하나, 달콤한 후식시간을 누구에게도 뺏겨선
안 된다는 거, 최후의 성찬이 될지도 모르니까
출처 : 계간 《시와 함께》 (2020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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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고양이와 탱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