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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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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매일의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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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10. 14:05:4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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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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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의 숲
김효선
숲에서 빗소리를 들으면
누군가의 생을 대신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삼백예순 개의 계단을 다시
내려가야 하는 날도 있는 것처럼
생의 가장자리만을 골라 후드득 떨어지는
불운의 물방울들
서로의 음악은 숲을 듣지 않아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
빛바랜 쪽이 가장 먼저 지운 귀
나뭇가지에 속고 지렁이에 움찔거리며
미물에서 느끼는 공포야말로
가장 확실한 숲의 정령
안녕하세요 안녕하-
낯선 인사에 길들지 않는 고개처럼
생의 절정이 흰꽃이라면
초록은 대신 죽어도 좋을 이름
오후에 그친다는 비는 저녁 내내 긴
설거지를 멈추지 않는다
출처 : 시집 《어느 악기의 고백》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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