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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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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 눕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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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5. 17:51:31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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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종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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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눕다
이종섶
물가를 기웃거리며
내장 깊이 남아 있는 바람을 게워내는 그림자들
출렁이는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리면서 살아왔을까
마음 편히 눕지도 못하는 저녁
물이끼 잠든 바닥에 몰래 기른 눈물
조등처럼 켜두고 싶었으나
물결에 걸려 내려갈 수가 없다
아물지 않는 상처가 숨을 몰아 쉴 때
주린 것들을 허락하면서도
품을 내어줄 수 없어
하얗게 울음 씻어내는 밤
스치기만 해도 소스라치게 놀라
물살의 멱살을 붙잡고
겨우 기록한 묘비명
그림자가 물 토해내고 떠나는 아침
벗어둔 표정을 다시 쓴 바람이
등을 떠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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