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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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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련 아래 작은 벤치 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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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5. 17:50:06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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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한용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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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아래 작은 벤치 위
한용국
눈동자 속으로
흘러가는 건 강물이지만
떠 있는 건 심장입니다
희미한 낮달은
누가 버리고 간 얼굴일까요
당신의 말은
나에게 와서 꿈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떨어지는 꽃잎들은
어떤 빛으로 쓰다듬어야 합니까
어쩌면
당신 곁에 앉아 있기 위해서
나는 이번 꿈에 태어난 것입니다
꽃잎들이 나부끼는 방향으로
저녁을 처음 몰아오는 구름 아래로
웃고 있거나
울고 있거나
웃지도 울지도 않고 있거나
나뭇가지마다 꽃잎은 하염없이 벌어지는데
나는
당신 곁에 조용히 앉아
꿈과 싸우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허공에 심장을 걸어 놓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출처 : 격월간 《현대시학》 2020년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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