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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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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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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5. 14:52:31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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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김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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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눈
김순진
감자는 눈으로 아이를 낳는다
우묵한 눈으로 어두운 땅속 세상을 바라보았다가
무르고 기름진 땅을 골라 아이를 낳는다
씨감자의 눈에서 나온 탯줄로 길러지는 감자의 아기
씨감자는 두 토막 세 토막 잘려진 몸으로도 본분을 잃지 않고
한 번도 나가보지 않은 세상으로 새싹을 밀어 올린다
무서운 세상에 나와 그 여린 잎으로 햇볕을 모으고
바람을 끌어들여 제 숨을 나눠주며 어린 감자를 길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제 몸보다 큰 감자를 길러냈을 때
제 눈보다 많은 감자를 길러냈을 때
감자 싹은 시들고 감자는 땅속에서 일가를 이룬다
자식이 눈에 밟혀 못 먹겠다거나
눈에 넣어도 시지 않다던 우리네 엄마가
그윽한 눈으로 우리를 길러냈던 것처럼
출처 : 시집 《더듬이주식회사》(문학공원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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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전체글: 40111 방문수: 4866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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