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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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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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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5. 13:02:32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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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전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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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전인식
아파트 단지 한쪽 구석
너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지식의 낱알들을 위해
백과사전을 뒤적거릴 때
너는 푸른 하늘로 눈을 박은 면벽의 자세로
텅텅 비워질 이 도시를 꿈꾸며
나를 기다린다
내가 필요로 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 가릴 것 없이
살아가는 데 짐이 되는
버리고는 싶은데 미련이 남는
가능하면 부피가 큰 것보다는 꼬깃꼬깃 가슴속 접어놓은
자신의 자물쇠로 채워놓고 머리맡 두고 자는
버릇처럼 인용하는 경구나 잠언
이 모든 관념의 집들 깨끗이 비워지길 기다리며
가능하면 버릴 것
그러면 거실은 넓어지고 머릿속까지 훤해
새로운 세상이 될 거라고
창문 바라보며 앉아 있지만
오늘도 나는 두꺼운 책을 읽는다
비워지는 것이 두려운 나는.
출처 : 월간《공정한시인의사회》(202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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