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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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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삼위(海參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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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5. 13:02:06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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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전형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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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삼위(海參威)
전형철
금각만(金角灣)에 앉아
편지를 읽는다
라이터를 켜는데
두꺼운 외투의 단추를 따라
등이 켜진다
아이훈의 필체를
너는 여간 닮았다
길은 얼어도 항은 얼지 않고
빛은 유빙을 타고
여하(如何)한가
어둠은 물과 뭍의 몸을 바꾸는데
배는 청어 가시 같은 유성우를 쏟아내며
바다의 배를 가른다
사선의 힘으로
맨몸을 훑는다
동방을 정복하라
남쪽은 낮고 축축하니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풍경처럼
마음은 먼저 얼어버렸는데
시베리아로 열차는 떠난다
오랑캐가 죽은 아비의 이름을
말갈기에 묶어 보내고
초원에 누워
돌을 안고 통곡하듯
출처 : 격월간 《현대시학》 2020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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