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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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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카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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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4. 21:52:42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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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황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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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카포
황주은
미대에는 못 갔어요
스케치 선이 너무 긴장되어서
가난했다기보다 간이 작아서
그리고 병이 들었어요 가슴이 돌에 짓눌려서요
차가운 타일 위에 엎드려 있었어요
친구들은 사라지고
싸구려 구두 때문에 늘 발이 까졌어요
모두에게 잊혀지니 부담 없어
부담 없으니 생강 홍차를 마셔야지
그리다 만 목탄 소묘를 꺼내놓고
이마를 바닥에 찧으면 머리에 감자가 하나씩 달렸다
먹을 수 없는 감자가
부끄러워라
나는 힘껏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아니, 아니, 그렇게 하지 마
그래, 그렇게 해
처음으로 돌아가 반복해
벽돌 쌓듯
한 음, 한 음
가지 못한 길이라고 사라진 건 아닐 테지
되돌아가도 같은 길은 아닐 거야
줄줄이 매달린 감자를 따라
나는 나의 잠으로 다시 돌아왔다
뺨을 두드리니 타일 조각이 툭툭 떨어졌다
출처 : 계간 《시사사》 202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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