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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4. 16:00:24   추천: 2
명시: 박상현

거미

박상현

별들이 산딸나무꽃 되어
햇살에 누워 기지개를 켜는 5월
나는 꽃 그늘에 누워 별 닮은 당신을 그려봅니다

달맞이꽃 꽃대가 달빛을 찾아
어린아이 걸음처럼 아장아장 걸어가는
어스름 저녁 어디선가 작은 거미 하나가
하늘에 별을 그물에 매달고 있습니다
하늘을 꽉 채운 그물 속엔 달빛이 하얗게 물들고 있네요

담쟁이처럼 아슬아슬 허공을 달리는 거미 한 마리
고래 닮은 나방 한 마리를 액자처럼 걸어두고
이슬처럼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다봅니다
반딧불처럼 식어 가는 시간
제 몸의 시간을 뽑아 하늘을 채워 가는 거미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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