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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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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에겐 힘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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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4. 15:59:2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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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윤지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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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에겐 힘이 있다
윤지양
뿅
순식간에 당신이 작아진다
구겨진 것 같기도 하다
구긴 휴지처럼 휴지통에 던질 수 있다
휴지통에 처박혀 당신은 생각할 수 있다
마녀의 옷자락에 대해
구겨진 옷을 어떻게 다릴까 고민하는 동안
마녀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마녀는 쉽게 밥을 짓고
쉽게 뜨거운 냄비 그릇을 옮긴다
당신은 그 모든 것이 놀랍고
마녀는 그 모든 것이 쉽다
마녀는 아침에 머리를 감는다 당신은
마녀를 훔쳐본다 그러나 마녀는
당신이 훔쳐보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말하지 않는 이유는 마찬가지로
당신이 너무 많아
쉽게 구겨지고
차가운 물을 무서워하며
금방이라도 물집이 잡힐 듯
덜덜 떨기 때문이다
마녀는 빨래를 하고
빗자루를 타고 날아서 마트에 간다
덜덜 떨고 있는 당신에게
따뜻한 수프를 만들어주기 위해
당신이 잠을 자는 동안
마녀는 온 집안을 빗자루로 쓸고 있다
자고 있는 저것도 쓸어담을까 고민하다
탈탈 털어버린다
조금 살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화덕에 넣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감자 수프를 만들면 좋겠다고
출처 : 계간 《포지션》 2020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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