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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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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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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3. 16:16:24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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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민병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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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민병식
도시의 휘청거리는 네온싸인보다
한적한 골목길의 가로등이
더 밝게 보이는 것은
번지르르한 위로의 말보다
어색한 웃음을 던지고 뒤돌아선 순간보다
등을 토닥여준 온유함 때문이 아닐런지
명예퇴직한 오십대 가장의 하소연도
이른 새벽 폐지를 줍다 땀을 식히며 내뱉는
노인의 콜록거림도
세상이 모두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되었을 때
가로등은 늘 그 자리에서
모두의 이야기들을 말없이 들어주었다.
노랑 불빛이 쏘여주는 희미한 온기에
잠시 쉬어 가는 마음
깜깜한 어둠 속을 헤매는 누군가에게
빛이 되는 모습은
내가 가진 조금의 것이라도 나누어주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을 말하는 것처럼
오늘도 가로등은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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