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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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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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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7.03. 16:15:38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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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강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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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강미영
왜 들리지 않는 것일까
무슨 이유일까
낡은 지구본을 돌려보지만 결국 아무 곳에 가지 못하고
몇 년 동안 방치해둔 당신을 챙긴다
그리고
선글라스 쓰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서비스 센터에 간다
귀가 고장 난 것인지 목구멍 속의 골목길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인지
이명 소리는 한겨울 지나 봄의 입구에서 울린다
골목 끝에 앉아 달팽이 의자를 청소하거나
두 개의 스피커 속 난청을 끄집어내거나
가득 쌓인 콩나물 대가리 부러뜨린다
토요일 햇살의 FM 93.1 MHz
부러진 발목처럼 시큰거린다
당신을,
나는 오랫동안 방치했던 것일까
침묵을 사랑했던 시간들 골목을 지나 멈춰버렸다
안으로 까맣게 탄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는 당신의 심장으로 쌓인다
귀를 잃은 방을 청소하거나 창문을 열어보는 것
먼지가 되어도 날아가지 못하는 소리들
문장의 주파수를 돌린다
출처 : 계간 《시와 사상》 22020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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