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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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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꿋꿋이 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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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4.25. 13:55:43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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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기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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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이 서라
이기풍
나의 생각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발까지 가는 길은
이성적이며
감성적이며
충동적이기도 하다
오늘도 두발을 얌전히 모으고
양말을 입히는
경건한 의식
걷는다는 것은 참으로
경건한 삶의 의식이니까
나의 두발은 미련하도록
복종만 하는 나의 충복이다
언제 한번 앙탈을 부린 때가
있었는가 ?
워카발 위로 디젤드럼 한통이
찍혀도 불평 한마디 없이
한겨울을 건너갔으니,
나를 딛고 일으켜 세우며 나아가는
깃발을 높이 들고 아침을 열어
나아가는 개선장군이기에
때로는 환희와 감격에
펄적펄적 뛰었던 발
때로는 불의에 분노하며
뛰어들어 돌진하던 발
때로는 실의와 자괴감에
갈지자로 걷던 발
먼길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온
무좀발톱이 삐둘어진 나의 발
오늘도 여지없이
다소곳이 두발을 모으고
양말을 입히며 경배한다
꿋꿋이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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