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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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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혹수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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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4.25. 13:31:15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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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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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혹수심
박은정
못내 아름다워지고 싶은
두 사람을 생각한다
이것을 최후의 충돌이라고 말해도 될까
너의 빗장뼈를 열면
불길한 밤과 어울리는 음악이 있다
아무 의미가 없던 것들은 죽음으로서
하나의 존재를 남긴다
가늠할 수 없는 먼 거리에서
두 개의 붉은 별이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이리로 오고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나
빛이 없어도 서로를 알아보는
알아볼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얘기를 하는
이런 표정을 처음 본다는 듯 서로의 얼굴을 보고 있다
아무리 피해 다녀도 우리는 만날 거야
이걸 사람들은 징조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이라는
수음과 연대할 수밖에 없어서
거대한 섬광이 사라지고
빛과 어둠이 없는 곳으로
우리의 주기가 같아지고 있어
저기, 강가에 보트가 묶여 있다
검은 머리의 사람들이 사라지고
물고기들의 지느러미가 녹는
이제 그 무엇도 남지 않은 마음으로
검게 출렁이는 수면 위를
나란히 떠오르고 있다
아픔을 느낄 운명도 없이
축축한 피가 빛나고 있었다
* 형혹수심(熒惑守心)
두 개의 붉은 별이 만나는 불길한 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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