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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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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어 통역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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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3.29. 12:44:11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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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문성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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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어 통역관
문성해
여전히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들끓는 밤이네
나 세상에서 단 한 사람
이 소리의 통역관이 된다면
비 내리는 돌담에 끼워 우는
퉁퉁 불은 울음의 두께와
발 없이 천리를 가는 소리의 비밀을 캐내는 데
한평생을 바쳐도 좋겠네
나를 찾는 고객들이야
벌레 소리에도 위안을 얻는
벨레만한 이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들의 코흘리개 푼돈을 모으고 모아서
담벽 같은 곳에다 숨겨놓고
언젠가는 써야지 써야지 벼르다
그 또한 잊어버려도 좋겠네
춘궁기 같은 겨울, 봄, 여름을
땅속 같은 골방에 찌르르찌르르 붙어살다가
무른 등이 여무는 계절이면
나 불려다니려네
푸른 여치 빛깔의 들판으로
아직 무릎뼈가 덜 자란
어린 문하생 하나 달랑 앞세운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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