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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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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새 증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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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3.23. 05:58:21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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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기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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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증후군
기혁
양 날개로 새가 난다는 건
치명적인 오류
그것이 관념의 깃털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를테면 좌파와 우파, 내용과 형식, 삶과 죽음 따위
두 개의 세계를 붙든 몸통이 어떻게
21세기의 하늘을 날 수 있겠는가?
자유와 평화를 내세우는 상징이야말로
얼마나 무모한 선동인가?
텅 빈 하늘에서 의미의 궤적을 읽을 수 있다는
미친 사람들에게
새는 아무것도 건네주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현실적인 배설물을 떨어뜨릴 뿐
이른 아침 망쳐버린 출근길의 욕설은
지난밤 혁명을 모의하던 눈빛보다
급진적이다
어쩔 수 없는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새는 스스로를 본 적이 없다
사람의 두 눈이 닿으면
몸통은 은폐된 사건의 배후가 되었으므로
배후가 높아질수록
한 점으로 박혀 있었으므로
역사의 나뭇가지를 물고 멀어지는 것은
새가 아니다
살아 있는 벌레를 씹는 사유
사유의 연관만이 날개를 달 수 있다
청동 동상의 주변에 모이를 뿌리고
새총을 당기는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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