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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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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넘기를 하는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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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3.20. 18:07:01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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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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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넘기를 하는 아이
이미자
아침부터 나는 무료하다 혼자 줄넘기를 하기로 한다
빨리 죽는 사람들은 시시하다 시시콜콜
죽은 영혼들의 거처를 묻는 아이들은 나를 두 배로 지루하게 한다
빨리 뛰는 사람이 빨리 지치고
먼저 우는 사람이 늦게 그쳤다
모두가 끝에는 잠잠해졌다
꽃도 그랬다
한밤중의 사이렌 소리
코를 얻어맞은 아이들도 그러고
박하사탕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곧잘 거짓말을 하곤 했다
나는 자주 속아넘어갔다
줄 끝을 들어줄래? 그 끝에 뭐가 끌려올지
새 아버지의 검정 구두일지 물고기가 된 헌 아버지일지
혼잣말은 더러 다정하고 더러 가여워지지
우리는 펄럭이며 줄을 돌리고
나는 박하향이 나는 네 거짓말의 아름다움과
타인들의 타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한다
점심 때부터 나는 네 배로 따분해진다 곧
팔배속으로 쓸쓸해질 것이다
모든 비밀을 안다고 믿는 순간이 오지 않기를 희망한다
그런 날의 갈증을 채울 이온음료는 없지
그런 날의 요의란 더더욱
오래 들여다보면 결국은 모두 난감해지고 마는
리얼리티, 실은
아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는데
아이는 계속 줄을 돌린다
혼자인 당신과
곧 십 륙 배 속으로 잊혀질 당신의 타인과
물고기를 잃어버린 누군가
혹은 연기로 사라지는 누군가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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