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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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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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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3.20. 04:51:29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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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이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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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일기
이진희
나는 오늘 착한 아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깊은 겨울밤
버스터미널 길목에 자리한 그 식당을
그 시절 엄마보다 무척 나이 든 내가 찾아들면
바깥엔 낯선 은하 같은 어둠이 사뿐 착륙해 있고
엄마와 나는
불기운 겨우 남은 연탄난로 앞에
어제도 사이좋았던 모녀처럼 마주 앉아
엄마는 아이의 나는 엄마의 마음이 되어
차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떠먹을 테니
누구도 성내지 않은 하루
어째서 하나같이 유순해졌을까
갈 길 재촉하던 손님 함박눈처럼 느긋해지고
뜨내기들이나 찾는 이웃 방석집을 태연히 드나들던
아빠도 그날만은 취하지도 부수지도 않고
식당에 딸린 좁은 방에서 얌전히 잠든 밤
엄마는 달콤한 걸 좋아하는 사람
산더미처럼 쌓인 빨랫감 앞에서 자정마다
털썩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고 싶지 않은 사람
늘어지도록 늦잠을 자고 싶은 사람
아홉 살 나처럼 아니 그 누구보다
의자와 설탕과 다정한 포옹이 필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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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84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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