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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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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차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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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22. 03:05:19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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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문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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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차원
문혜연
사물이 다른 사물의 위치로 옮겨갈 때
모든 것이 깊어져요
아이들의 표정이
안이 아닌 바깥에서 더 은밀해지듯
줄지은 식탁에서의 점심식사
제 앞자리가 비는 걸 참을 수 없는
아이들의 엉덩이가 들썩거려요
어떤 식사도 그들을 살찌울 수 없어요
젓가락 끝에서 자꾸만 깊어지는
우리 몸 속의 허공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래 배부를 때는
입안의 박하사탕을 힘껏 굴려봐요
달콤함과 매콤함은 동시다발적
책가방들은 주인을 닮아
어떤 표정을 갖게 됩니다
자신의 가방이 한 뼘 더 깊어진 줄
모르는 우리는 종종
가방 속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곤 하죠
사물이 다른 세계로 사라질 때
잃어버린 물건들의 세계는
이곳과 같은 중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어쩐지 한 쪽 어깨가 더 아픈 아이는
자꾸만 책가방을 고쳐 매는데
책가방이 열린 줄 모르고
달려가는 아이는 자신의 등뒤로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줄 모르는데
손가락을 걸었던 아이들은
자신의 바닥을 모르는 법이죠
책상을 밀면 드러나는 교실의 바닥
아이들은 종종 그곳에 두 뺨을 대봅니다
우리의 등뒤에서 그렇게 간단히
아이들이 다른 세계로 건너갑니다
모두가 자리를 비운 교실
미처 알 수 없었던 비밀들이
가방 속에서 덜그럭거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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