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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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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숲길에서 박수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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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22. 02:08:03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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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유종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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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숲길에서 박수칠 때
유종인
내 땀 냄새를 맡고 작은 날벌레가 눈앞을 어른거리니
그 좁쌀만한 녀석을 잡거나 쫓겠다고
처음엔 한 손 가벼이 손사래를 쳤으나
종내는 두 손으로 손바닥을 맞부딪치기 시작했다
딱따기를 두드리듯 손뼉을 부딪치는
나는 이 쉬 잡히지 않는 날벌레의 끈질긴 앙탈 앞에
포획의 박수를 치는 내 뒤태를 멀리서 보곤
무슨 사연이 있는가
누굴 위해 저리 손뼉 치며 홀로 숲길을 가는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소슬해 할 이도 있겠지
한끝 대동(帶同)하고 가는 소소한 번뇌들,
어디 계곡물을 만나면 얼굴을 푹 담그면 떨궈질까
이렇게 끈질기게 박수를 치게 웽웽대는 날벌레는
그동안 손가락질도 받지 못한
음예한 숲 그늘의 숨탄것에게 박수를 보내게 하고
이참에 한데 몰아서 상이라도 안겨주라고 귓속에 윙윙대는 명단들
이 날벌레들 끈질긴 구애와 지청구 앞에
뜻 모를 박수를 높이 치는 나도
뜻밖의 박수로서 뜬금 없는 상의 수여자가 된 기분이다
그래 뜻밖에 내게 전화를 걸어오고, 뜻밖에 나의 전생을 알아보듯
뜻밖의 박수를 치며 누가 사막 길을 걸어온다면
낮 별들도 눈 씻고 나와 눈시울 붉히며 먹먹해질 눈빛,
내 어눌한 뜬금 없는 박수소리가 그대는
한 날벌레를 잡아죽이겠다는 살벌한 기획에서 시작된 걸 모르리
끝끝내 자신의 죽음을 담보로
나의 해코지를 박수로 전향시킨
저 웅숭 깊은 가벼움을 그대는 모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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