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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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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들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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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22. 01:43:45 추천: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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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강은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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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의 밤
강은진
나팔꽃 봉오리가 닫히고
내가 깨어난 아침
당신은 사라지고 없다
해석하고 싶지 않은 기분들이
뜻밖의 좌회전처럼 낯선 곳으로 흘러간다
착한 식물들의 밤이 궁금해
단단한 어둠을 파고드는 실뿌리의 부드러운 감각과
뒷면으로 숨쉬는 고요의 매혹
아무도 듣지 못한 목소리로 그들이 속삭이는 밤
내 깊은 잠 속에 잠시 놓아둔 이야기가 있었다
당신은 시든 꽃다발을 들고 서서 안부를 묻고
그 거리의 자정은 너무나 짧고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고
누운 들판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한 번도 뜨거운 적이 없었는데
문밖에서 손 흔드는 녹색 잎들의 마음
편견 없는 잎맥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뻗어가고
내게 슬픔이 오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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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845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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