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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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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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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16. 15:22:26 추천: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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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영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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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박영녀
강서 수협 공판장
찢어진 스티로폼 상자 위
뼈를 드러낸 방어 한 마리 누워 있다
어떤 젊은이는
씹는 맛이 쫄깃하다고 꼬리 부위를 샀다
회를 뜨고 스티로폼 위에 놓자
꼬리가 파닥이며 바닥을 내리친다
어떤 중년의 사내는
최고의 맛이라며 아랫배 부위를 샀다
아가미로 거친 숨을 몰아쉰다
삼십 대 여자가 아이 손을 잡고
흥정을 하며 어깨살 부위를 샀다
한쪽 팔이 잘린 방어 한 마리
여자는 아가미 안쪽에
붉은 살점을 떼어 입에 넣는다
피 묻은 손가락을 스티로폼에 쓱 문지르며
아이가 여자 손을 잡아끌며 소곤거린다
아직도 살아 있어
하얀 시트가 보이는 침상
뼈만 드러낸 채 숨을 겨우 내쉬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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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전체글: 40051 방문수: 48376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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