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 은 시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 김용호시인
  ○ 이점순시인
  ○ 선미숙시인
  ○ 정해정시인
  ○ 송미숙시인
ADMIN 2024. 04. 24.
 손금을 풀다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16. 14:31:28   추천: 2
명시: 윤진화

손금을 풀다

윤진화

당신이 이생에서 지금껏 연주한 가락이 들리거든요
손금도 악기 같아서
대금, 중금, 소금처럼 가로 불지요
당신의 비가(悲歌)는 끝이 없군요
휘몰아치는 장단이 꽤 오래됐어요
협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쉴 곳 없어요
푸른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아요
나뭇잎이 신명에 겨워야
휘파람새가 몰려오고, 사람이 오는데
당신에게선 사람이 보이지 않아요
죄다 죽은 영(靈)이에요
당신은 영가를 불러야 할 사람이에요
희로애락생로병사 길흉화복흥망성쇠,
모두 단조로 흘러요

당신을 위해서는 당신이 야단법석이어야 해요
당신이 웃으면 삼라만상이 웃고
당신이 울면 천지가 울어요
당신이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려요
당신의 손금에
흐르는 음악의 꼬리를 풀어놓고 도망친다면
당신은 사랑을 잃을 거예요

손금쟁이가 내 손에서 흐르는 곡조를 짚다가
다시 곱게 접어 내게 주었어요
난 받아 든 가락이 흩어지지 않도록 주먹을 쥐었어요
백팔 번 맞춰 내 가슴을 때렸어요
굵게 생긴 손금 사이로
눈물이 스며들어요, 주먹을 풀었어요
허공으로 풀어진 길
손 안에 숨어 있는 이 길을 따라가면 거기
사랑이 있다고 내 손을 맞잡고 연주해 주세요
당신의 손금을 내게 들려주세요
두 손을 악보처럼 펼치고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4. 04. 24.  전체글: 40151  방문수: 4870529
명시
알림 하카마란*김용호2020.10.01.*
알림 그도세상 회칙
*김용호2020.04.25.*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가 안 열릴 때
*김용호2020.01.12.*
알림 그도세상 홈페이지 연락처*김용호2019.08.12.*
알림 시를 올린 이유*김용호2018.01.25.*
알림  시 찾는 방법 ↔ 시인별로 찾는 방법
*김용호2013.08.17.*
알림 주옥같은시어모음*김용호2009.09.07.*
알림 한시 모음/그도세상/김용호
*김용호2007.04.20.*
21181 박꽃 김성수김용호2024.04.17.1
21180 장맛비 강우식김용호2024.04.17.1
21179 못의 항변 최휘웅김용호2024.04.17.1
21178 선택 전영관김용호2024.04.17.1
21177 회전축 김언희김용호2024.04.17.1
21176 장마철 김안김용호2024.04.17.1
21175 멸치처럼 김명인김용호2024.04.17.1
21174 솥단지를 뒤집어 놓은 마을의 노래 8 박 강김용호2024.04.17.1
21173 얼음꽃 배한봉김용호2024.04.17.1
21172 성냥 정영효김용호2024.04.17.1
21171 우수 김명수김용호2024.04.17.1
21170 방 한영수김용호2024.04.17.1
21169 기억할지어다 김형영김용호2024.04.17.1
21168 매일의 양파 안미옥김용호2024.04.17.1
21167 그림자놀이1 정진규김용호2024.04.17.1
21166 같이 살고 싶은 길 조정권김용호2024.04.17.1
21165 내부객(客)들 송희지김용호2024.04.16.1
21164 허생원 송수권김용호2024.04.16.1
21163 일 분 후 오은김용호2024.04.16.1
21162 안개의 통점 이인철김용호2024.04.16.1
21161 빈방 있습니까 이현호김용호2024.04.16.1
21160 맥주 한잔 할래요? 최명진김용호2024.04.16.1
21159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허수경김용호2024.04.16.1
21158 패배 허 연김용호2024.04.16.1
21157 푸른 손아귀 허은실김용호2024.04.16.1
21156 사랑나무 이 린김용호2024.04.16.1
21155 교미 허윤정김용호2024.04.16.1
21154 네가 양보하는 거야 서범석김용호2024.04.16.1
21153 겨울과 봄 사이 김수길김용호2024.04.16.1
21152 모과 향기 박영춘김용호2024.04.16.1
21151 전생 김수복김용호2024.04.16.1
21150 어느 현재주의자의 기록 김재홍김용호2024.04.16.1
21149 서부두 나기철김용호2024.04.16.1
21148 돌 속의 춤 도순태김용호2024.04.16.1
21147 적당한 관계 강현미김용호2024.04.16.1
21146 그날에 윤봉택김용호2024.04.16.1
21145 꼴통사진 서정춘김용호2024.04.16.1
21144 걷다가 듣다가 보다가 멈춘다 안숭범김용호2024.04.16.1
21143 칸딘스키가 있는 식탁 고미경김용호2024.04.16.0
21142 흰 수건 권영옥김용호2024.04.16.0
21141 동강에 부는 바람 서동안김용호2024.04.16.4
21140 모란꽃에 내리는 비 서동안김용호2024.04.16.4
21139 귀 울림 천숙녀김용호2024.04.16.4
21138 그대를 만나면 천숙녀김용호2024.04.16.4
21137 수리 김영석김용호2024.04.16.4
21136 마음의 감옥 조성국김용호2024.04.16.4
21135 이런 소요 조성국김용호2024.04.16.4
21134 대장간 김왕노김용호2024.04.16.4
21133 겨울 전부 리산김용호2024.04.16.4
21132 거대한 아가리 배한봉김용호2024.04.16.3
21131 우편엽서 도광의김용호2024.04.16.2
21130 꽃동네 산 동네 역사 박경례김용호2024.04.16.2
21129 연양갱 박경례김용호2024.04.16.2
21128 숨바꼭질 김영석김용호2024.04.16.2
21127 빗방울하나가 강은교김용호2024.04.16.2
21126 그림자 찾기 배영옥김용호2024.04.16.2
21125 무량사 가는 길 배영옥김용호2024.04.16.2
21124 남해경(南海經) 나금숙김용호2024.04.16.2
21123 묵언 신종호김용호2024.04.16.2
21122 콘센트 정끝별김용호2024.04.16.1
21121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태주김용호2024.04.16.2
21120 밥상 앞에서 신종호김용호2024.04.16.1
21119 우주로부터 시가 쏟아져 내렸다 정복선김용호2024.04.16.2
21118 秋史의 글씨에게 성찬경김용호2024.04.16.2
21117 연양갱 박경례김용호2024.04.16.2
21116 동백꽃 가슴 정상화김용호2024.04.16.2
21115 저 푸른 꽃 한이나김용호2024.04.16.2
21114 세월 김영수김용호2024.04.16.2
21113 해일 김영식김용호2024.04.16.1
21112 오동나무 송찬호김용호2024.04.16.2
21111 내 젊음은 가고 정연석김용호2024.04.16.2
21110 유리 항아리 김인희김용호2024.04.16.2
21109 남탕 박제영김용호2024.04.16.2
21108 뜻밖에 박제영김용호2024.04.16.2
21107 동백낙화 김임선김용호2024.04.16.2
21106 허공 신경림김용호2024.04.16.2
21105 반시(反詩) 정재학김용호2024.04.16.2
21104 잠수함 김창재김용호2024.04.16.2
21103 카타콤 7 김창재김용호2024.04.16.2
21102 초록빛 모자가 떨어진 날 박미산김용호2024.04.16.2
21101 흐르는 명동 정해종김용호2024.04.16.2
21100 구름 一家 김태형김용호2024.04.16.2
21099 얼굴 신진순김용호2024.04.16.1
21098 홍범도가 오셨다 이동순김용호2024.04.16.2
21097 만약이라는 말 김하연김용호2024.04.16.2
21096 달의 각 심인숙김용호2024.04.16.2
21095 골목 끝 앵두나무 정은기김용호2024.04.16.2
21094 별후 나기철김용호2024.04.16.2
21093 벽화 문인수김용호2024.04.16.2
21092 거울 앞에서 신순말김용호2024.04.16.2
21091 줄 장미가 피어나는 생각 동시영김용호2024.04.16.2
21090 여름 밤 박형준김용호2024.04.16.2
21089 마음의 불빛 정은희김용호2024.04.16.2
21088 코닝 접시 임덕기김용호2024.04.16.2
21087 잔모래에 발을 묻고 임동윤김용호2024.04.16.2
21086 떠도는 섬 임채성김용호2024.04.16.2
21085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손경훈김용호2024.04.16.1
21084 어머니 범종 소리 최동호김용호2024.04.16.2
21083 환풍기 지 연김용호2024.04.16.2
21082 우리는 우리[籬]를 구성한다 채수옥김용호2024.04.16.2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