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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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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오의 식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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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13. 12:13:29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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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권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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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식빵
권현지
샴페인을 터뜨린다
게스트들은 잔을 부딪치며 환호했고 짧은 안부를 나누었다
무리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식탁을 정리한다
머리를 내밀어본다
창문 밖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민머리
민머리는 강아지처럼 담요를 두르고 마당을 서성이다가
자동차 보닛 밑 수그리고 몸을 녹이다가
알 수 없는 날씨처럼 컹컹 짖다가
내 시야 밖을 영영 벗어난다
민머리 감옥
부풀어 가는 잎사귀들
그 너머 누군가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둥둥 떠다니는 고요
부레옥잠은 징그럽지만 온화하다
영문도 모른 채 물가를 배회한다
아이가 비닐봉지 속에 부레옥잠을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생물시간이 되면 아이는 커터 칼로 부레옥잠을 자를 것이다
나는 부레옥잠의 단면에 대해 잠시 생각한다
엄마는 주말마다 피크닉 가자고 나를 조르고
날씨는 제멋대로 춥거나 덥거나 반복된다
분주하게 빵은 부풀어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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