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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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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궁차락아 궁차궁차락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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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1.05. 19:36:57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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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박판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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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차락아 궁차궁차락아
박판식
오지항아리들이 해를 빤다 피를 빤다 나는
거머리처럼 길고 너는 빈 화분 속 거미줄
지혜와 별은 한 몸
하늘에 있고 바다에 있고 니 안에도 있는
긴 혀에 붙어 여왕개미가 굴속에서 굴 밖으로 끌려나오고
간밤의 민속학적 내 꿈이 소 두개골처럼 끌려나오고
올해는 왜 이렇게 무궁화가 예뻐 보일까요 추위와 굶주림이
나를 자라게 했어요 소나기 지나가는 빌딩이
잠시 폭포가 되는 동네에서 나도 잠시
시용향악보 같은 먹구름을 보았어요
너는 나를 모르고 나도 너를 못 알아보고
시무룩한 행인과 행인이 되어
새가 하는 말 알아듣고 돌이 하는 말은 알아들어도
사람 말은 못 알아들어
스스로를 달래는 마음이 외로워라
세상에 염증 나도 병, 세상이 그리워도 병, 굳이
없어도 될 병을 만드는 아침
아흐, 논바닥처럼 갈라지는 가랑잎 같은 마음
아궁차락아 궁차궁차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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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6. 전체글: 40223 방문수: 4882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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