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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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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기제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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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12.22. 16:28:35 추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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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정윤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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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기제 날
정윤옥
돌아가신지 삼십 년이 다 되어도
엄마를 그리며 몇 줄짜리 시 한편 써 보지 못했다
언제 딸 노릇 한번 제대로 해 보지도 못했다
농사일로 자식들 위해 손가락이 갈퀴가 되었어도
힘들다 푸념 한번 없으셨던, 세상 모든 엄마들은
그렇게 고된 일만 하시는 줄 알았었다
사춘기 딸의 펜팔편지도 다 들어 주셨고
잘 썼다며 칭찬을 답장처럼 하셨다
조금씩 영글어 가는 자식들 차례차례 서울로 학교 보내
쌀이며 김치며 뒤뜰에서 기른 닭으로 해 오신 백숙,
넓적다리 하나 쭉 찢어 주실 때, 엄마 나 닭 싫어 안먹을래
퉁명스레 뱉은 말에, 순간
모든 것이 다 무너져 내렸을 우리 엄마
아무 내색 없이 보자기에 도로 싸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갈아타시고
집으로 돌아가셨던,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다
나도 그 때의 나 같은 딸 학교 앞 숙소로
층층찬기에 바리바리 반찬을 싣고 오고가며,
오늘 기제 날
삼색 과일에 골고루 차려진 상 받으시러
소리 소문 없이 다녀가셨을까
우리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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